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노르웨이 출신인 핀 쉬들란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60)와 미국의 에드워드 프레스컷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겸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FRB) 자문관(63)이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두 사람이 실물경기 변동 및 경제정책의 효과 등 거시경제이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들은 1984년에 경기변동이 생산성이나 기술진보 등 실물경제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실물경기변동(real business cycle) 이론을 창시해 경제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류 경제학자들은 경기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소비 투자 수요 등을 제시하며 실물경제 요인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프레스컷 교수의 제자인 성균관대 경제학부 김준영(金峻永) 교수는 “쉬들란 교수는 프레스컷 교수의 수제자이자 절친한 동료”라며 “두 사람이 1984년에 발표한 실물경기 변동이론은 1990년대 들어 꽃을 피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프레스컷 교수는 천재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잘 키워 학계에 ‘프레스컷 사단’이라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유병상 교수는 “실물경기 변동이론은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지금까지도 경기변동 요인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두 수상자는 세금과 저축, 통화정책과 가격 및 임금과의 관계를 분석하는 이론 틀을 개발했다. 이들은 “정책결정을 할 때에는 세금이 높을수록 가계는 저축을 덜하게 되고, 통화 공급을 늘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질 경우 임금과 물가가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이 현실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이처럼 의도하지 않았던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당초 좋은 의도를 가진 정책이 때로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했다.
프레스컷 교수는 최근에는 “유럽 국가들의 높은 세율이 기업들로 하여금 고용을 꺼리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1970년대 초반과 1990년대 중반 사이에 세율이 49%에서 59%로 올라간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에 세율이 40%로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보다 길었던 프랑스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1990년대에 들어서는 미국보다 줄어들었다.
한편 이들은 1000만 크로나(약 15억8700만원)의 상금을 공동으로 받게 된다.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