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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논리 대변 '시민방송'…방송委, 48억 지원

입력 | 2004-10-12 18:41:00


방송위원회가 한겨레신문의 논조를 여과 없이 방영하는 위성방송 채널과 신기남(辛基南)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누나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예술단 및 언론관련 특정 시민단체에 방송발전기금을 편중 지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방송위 국정감사에서는 방송발전기금의 편중 지원 문제가 집중 부각됐다.

▽편향적 ‘시민방송’(RTV)에 2년간 48억7900만원 지원=심재철(沈在哲) 한나라당 의원은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영되는 시민방송을 분석한 결과 한겨레의 논조와 특정 시민단체의 입장만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시민방송이 지난해 5월부터 이달 초까지 매일 30분씩 내보낸 ‘한겨레 뉴스브리핑’에서는 한겨레 기자들이 나와 ‘행정수도 국민투표 대상 안돼’ ‘박정희 후광정치에 한 맺힌다’ ‘국가보안법 폐지론 확산’ 등 현안에 대해 편향적 보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요일 밤 11시 시민방송에서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사무총장이 진행하는 ‘최민희의 미디어 현장’도 ‘친일의 그림자’ ‘수구신문의 의문사 추진위 흔들기’ 등 특정신문의 논조만 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민방송은 시청자의 채널 접근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2년 9월 출범했으며 방송발전기금과 시민의 기부금 등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방송위는 시민방송의 편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 없이 현재까지 48억7900만원을 지원했다.

▽35개 시청자단체 지원예산의 20%가 민언련에=방송위가 최구식(崔球植)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방송위는 올해 35개 시청자단체에 7억3029만원을 지원했으며 이 중 20.4%인 1억4881만원이 민언련(지역단체 포함)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수시 지원사업도 3018만원의 지원액 중 70.7%인 2135만원을 민언련에 지원해 편중 양상을 드러냈다.

심재철 의원은 “민언련은 언론개혁 및 SBS의 소유와 경영 분리를 주장하는 단체로 결국 방송위가 지원한 예산으로 이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의혹을 면키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단에 5년간 190억2500만원 지원=최구식 의원은 방송위의 자료를 근거로 “서울예술단이 올해 37억9100만원을 포함해 5년간 매년 37억여원을 받아 방송발전기금을 가장 많이 가져갔다”고 밝혔다. 서울예술단의 신선희(辛仙姬) 이사장 겸 총감독은 신기남 의원의 누나다.

두 번째로 많이 지원받은 단체는 서울 예술의전당으로 올해 26억6300만원을 받았다. 방송위는 이에 대해 방송 콘텐츠를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예술단의 공연물은 5년간 62건이 방영됐고 이보다 지원금이 적은 예술의전당은 70건이 방영됐다.

손봉숙(孫鳳淑) 민주당 의원은 “특정단체에 매년 30억원을 넘게 지원하고 한 차례도 사용 실적을 평가한 적이 없다”고 추궁했다.

방송발전기금 편중 실태와 방송위 해명단체실태방송위 해명시민방송한겨레 논조를 여과없이 보도. 2002년 9월부터 48억7900만원 지원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정하겠다서울예술단신기남 의원의 누나가 이사장으로 재직. 2000년부터 190억2500만원 지원오래 전부터 지원해 온 사업이어서 갑자기 줄이기 어려웠다.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지역단체 포함)이른바 ‘언론개혁’ 주장 단체. 2002년부터 4억2460만원 지원이 단체가 의욕적으로 많은 사업 계획을 신청해 왔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