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8년째인 베세토 오페라단(단장 강화자·사진)이 해외에서 성가를 드높였다.
베세토 오페라단은 9일 체코 프라하 시립 오페라 극장에서 ‘카르멘’ 공연을 통해 한국 오페라의 기량을 마음껏 과시했다.
이날 공연은 프라하 시립 오페라단의 정기공연 무대. 주인공 카르멘과 돈호세를 포함해 무대의 전면에 나선 주연과 조연 8명이 모두 한국 성악가들이었다.
프라하 시립 오페라단 소속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벽안의 관객들 앞에서 한국 성악가들이 무대를 휘젓는 모습은 신선했다. 한국에서 외국인 성악가를 주연으로 초청해 공연을 갖는 것과 정반대의 풍경이었다.
1500석을 가득 채운 객석의 반응은 막이 거듭될수록 진지해졌다.
메조소프라노 김학남은 도도한 몸짓과 발성으로 요부(妖婦) 카르멘을 충실히 소화해냈다. 테너 임산은 절규하는 목소리로, 때로는 애절한 음성으로 사랑에 번민하는 돈호세를 적절히 표현해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소프라노 나경혜의 절제된 음색은 순정파 여인 미카엘라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우주호(에스카미오), 강명숙(프라스키타), 이윤숙(메르세데스), 손도영(단카이로), 안병근(레멘다도)도 짧은 연습에도 불구하고 합창단과 한 치의 오차 없는 호흡을 과시했다. 베세토 오페라단은 16일 주요 출연진을 교체해 프라하 시립 오페라단과 한 차례 더 공연을 갖는다.
프라하=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