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화에 성공하려면 외국 직원들에게 한국의 참모습을 가르쳐야 한다.’
디스플레이 전문회사인 삼성SDI가 해외 현지법인의 핵심인력을 한국에서 장기간 교육시키는 한국화(化) 작업에 나섰다. 본사의 정책과 문화를 잘 이해해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이것이 현지법인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EC(Korea Expert Course)로 불리는 이 교육은 삼성SDI의 중국 말레이시아 독일 헝가리 멕시코 브라질 등 6개국 10개 해외법인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삼성SDI는 작년에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해 큰 효과를 봤으며 앞으로 교육인원을 계속 늘려 나갈 방침이다.
교육생들은 생산 인사 개발 혁신 등의 부문에서 5∼7년 근무한 간부급 직원들로 앞으로 삼성SDI의 ‘현지화 경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인재들이 선발된다.
올해 2월 입국한 2기생들은 하루 8시간씩 진행되는 한국어 집중교육을 마쳤으며 지난달부터 부산공장의 각 현업부서에서 직무실습을 받고 있다. 제조부서와 개발팀 인사팀 등 각 부서에 소속돼 회사의 업무 노하우와 한국의 조직 분위기를 익히는 것이 주된 내용.
주말에는 서울 경복궁과 인사동, 경북 경주시 등을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태극기 휘날리며’ 등 한국 영화를 보며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멕시코 법인의 엑도르 과장은 “한국말과 문화, 특히 삼성인의 일하는 방법과 관리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돌아가면 멕시코 법인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SDI 핵심인재 TF 고상규 상무는 “KEC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한국에 대한 이해와 애사심, 업무능력이 크게 향상돼 경쟁력 강화의 주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