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투신운용이 특수 펀드만 다루는 전문 자산운용사로 개편될 전망이다.
동원금융지주 김남구(金楠玖·사진) 사장은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투자증권 인수 후 동원증권 계열사인 동원투신운용을 사모주식투자펀드(PEF) 등 특수 목적 펀드만을 운용하는 회사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신사를 별도 법인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동원투신운용의 사업 분야가 한투운용과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동원금융지주는 7월 한투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9월 초 한투증권 실사작업을 마쳤고 현재 원매자인 예금보험공사와 인수가격을 놓고 협상 중이다.
김 사장은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을 합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비밀유지 협정에 따라 한투증권 실사 결과와 인수가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한투증권 인수 후 동원금융지주는 기업금융(IB)과 자산운용 분야에 주력하도록 할 방침”이며 “기업금융 가운데 기업공개 분야에 특히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 분야는 장외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일을 돕고 주식 공모자금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 일을 말한다.
그는 “외국계 증권사에 비해 기업금융 역량이 달리는 만큼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수익을 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덤핑’ 논란에 대해 그는 “절대 덤핑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동원증권은 ‘와이즈클럽’에 가입한 고객에게 거래금액에 상관없이 7000원만 받는 수수료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다.
“사실 7000원도 비싸요. 원가의 2배거든요. 다른 증권사들이 원가를 따지지 않고 종전 수수료 관행만 생각하니 덤핑 운운하는 것 같아요.”
김 사장은 올해 4월부터 동원증권 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국내 주식 투자자 시각이 너무 근시안적이란 점을 느꼈다”며 “연간 단위로 성과를 측정하다 보니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