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아프간군벌 이번엔 해체될까”

입력 | 2004-10-13 18:50:00

하미드 카르자이 현 과도정부 수반


9일 치러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현 과도정부 수반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최종 개표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되지만 외신들은 그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아프간의 상황이 개선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1차 투표에서 끝날 듯=미국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는 이번 대선에서 카르자이 수반이 50%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승리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부정투표라며 선거결과에 불복할 뜻을 보이던 후보들의 ‘승복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카르자이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군벌 출신의 유누스 카누니 후보는 “선거 결과를 거부하려는 것이 아니며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해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군벌 척결이 관건=새 정부가 떠안을 최대 과제는 ‘군벌 장악’이다.

최근 미국 대외구제협회(CARE)가 아프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는 ‘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군벌의 해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군벌이 없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군벌 해체에 나선다 해도 격렬한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아프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더욱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NATO 주재 미국 대사는 “NATO가 아프간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행사하는 시나리오를 내년 2월까지 마련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1만8000명, NATO의 국제보안지원군(ISAF) 9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카르자이는 누구=최대 종족인 파슈툰족 출신의 카르자이 후보는 옛 소련에 항전한 경력 덕분에 아프간군의 지지를 받고 있다. 소련군 철수 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의 지원 아래 수립된 정권에서 외무 차관을 지냈다.

탈레반 정권 초기 유엔 주재 대사직을 제의받을 정도로 탈레반과 관계가 좋았지만 부친이 탈레반에 암살당한 뒤 반(反)탈레반 활동을 주도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