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공원 공연에 앞서 8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특별야외무대에서 공연된 ‘피가로의 결혼’.-사진제공 한국기획
‘마술피리’와 함께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로 꼽히는 ‘피가로의 결혼’을 가을 저녁바람에 묻어나는 풀향기 속에서 감상한다. 공연기획사 ‘한국기획’이 15일 오후 7시반, 16·17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 특설무대에 올리는 한국 이탈리아 수교 120주년 기념 ‘피가로의 결혼’.
넓은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의 총 수용가능 관객은 하루 1만5000명씩 4만5000명. 지난해 상암 월드컵경기장 ‘투란도트’를 시작으로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된 ‘아이다’ ‘카르멘’ 등 잇단 야외 오페라 붐의 흐름을 잇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기장 오페라는 야외에서 열렸지만 자연을 찾아볼 수 없었죠. 이번 공연은 ‘자연 속에서 문화체험’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붐을 이루는 ‘참살이(웰빙)바람’과도 닿아 있습니다” 주최사인 한국기획 관계자의 설명.
오케스트라에서 합창단까지 이탈리아인을 중심으로 한 유럽인들이 공연을 이끌어나간다는 점도 이번 공연의 특징. 이탈리아인 파올로 올미가 지휘를, 레브 풀리에제가 연출을 맡으며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벤티디오 바쏘 극장 합창단이 합창을 맡는다. 남주인공 피가로 역은 17세 때 오페라 가수로 데뷔한 뒤 밀라노 스칼라 오페라극장 등에 출연해 온 바리톤 엘리아 파비안이, 그의 약혼녀 수잔나 역은 티토 스키파 콩쿠르 등에 입상한 소프라노 파트리치아 치냐가 맡는다.
서울 공연에 앞서 8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특별야외무대에서 열린 대구 공연은 지역 언론으로부터 “가수들의 역량이 돋보인 무대였으나 음향과 무대장치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을 받았다.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희극의 거장으로 불리는 보마르셰의 희곡을 바탕으로 모차르트가 1786년 곡을 붙인 작품.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 피가로가 백작의 방해를 기지로 물리치고 결혼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가로의 아리아 ‘더 이상 못 날으리’, 미소년 케루비노의 아리아 ‘그대는 아는가 사랑의 괴로움을’ 등 주옥같은 아리아들로 채워져 있다.
저녁 공기가 찰 수 있으므로 담요 준비는 필수. 5만∼20만원. 1544-4463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