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사진)는 한국 정부가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을 쓰고 있다면 ‘좋지 않은, 부적당한 생각(Bad, Inappropriate Idea)’이라고 지적했다.
‘제5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먼델 교수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성장을 우선시하면 당장은 힘들겠지만 나눠먹을 ‘파이’는 커지게 돼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파이를 키워 놓고 어떻게 나눠 먹을지를 고민한다면 여러 가지 현답(賢答)이 나올 수 있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눌 생각만 한다면 그 파이를 다 나눠 먹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은 10여년 전 유럽이 걸었던 바로 그 길”이라며 “유럽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감내해야 했는지 잘 살펴 보면 금방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델 교수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회생방안으로 △안정적 환율관리 △소득세율 인하 △연기금 민영화 및 투자 확대 등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도 미국 달러화는 현재에 비해 약해지지도 강해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수출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은 환율의 안정적 관리에 무엇보다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