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로서 큰 보람을 느껴요.”
20대 초반이었던 제자들은 어느새 아이를 두셋 둔 중년의 나이. 강산이 두 번 변할 세월이 흘렀지만 그래도 스승에 대한 은혜만큼은 잊어버리지 않았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은메달을 이끌었던 조승연 한국여자농구연맹 전무(당시 감독)와 신현수 대한농구협회 심판이사(당시 코치).
올해 나란히 60세가 된 동갑내기 조 전무와 신 이사는 최근 자신들이 주인공인 뜻 깊은 환갑잔치에 초청을 받고 흐뭇해 했다. “요즘 환갑 챙기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말이 나올 만도 하지만 오히려 남들에게 자랑이라도 하고 싶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했던 박찬숙 최애영 김화순 성정아 최경희 등 선수들이 은사를 위해 16일 오후 5시 서울 하림각에서 부부동반 회갑연을 마련했기 때문.
올해는 은메달을 따낸 지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이 회갑연은 더욱 의미가 깊다.
조 전무는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엊그제 같은데 당시 갓 여고를 졸업했던 최경희는 3남1녀의 엄마, 여고생이던 성정아는 가정주부가 됐다”며 “쑥스럽기도 하지만 자리를 만든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신 이사도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고.
올림픽 때 주장이었던 박찬숙씨는 “좋은 선생님을 만난 건 행운이었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