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불거진 태권도 승부조작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라이트급 대학부 충북대표로 출전했다가 8강전(11일)을 앞두고 코치의 강요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주장한 오모 선수는 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7월 대통령기대회 4강전에서도 코치가 부상을 내세워 경기를 포기하라고 강요해 출전하지 않은 적이 있다”고 추가 폭로했다.
오 선수는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 메달을 따야 실업팀으로 가는 데 유리해 뛰겠다고 했는데도 코치가 말렸다. 윗선에서 의견조율을 거친 뒤 코치는 통보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조직적인 승부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해당 코치는 진천 S성형외과에서 8일 발급한 오 선수에 대한 진료확인서를 공개했다. 이 코치는 “선수가 부상으로 뛸 수 없다고 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를 포기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료확인서를 발급한 병원측은 “왼쪽발목 타박상이 있었지만 부상 정도가 경미해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며 “물리치료만 몇 번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 임춘길 전무이사는 “오 선수가 추가 폭로한 내용을 포함해 모든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태권도협회는 13일 “오 선수 가족의 소재 파악이 안돼 진상조사를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협회관계자가 가족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