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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연설 총리대독은 국민무시”…野 “대통령이 나와야”

입력 | 2004-10-14 18:35:00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5일 새해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을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에게 대독하도록 한 것을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1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시정연설은 행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입법부에 대해서 예산안을 중심으로 국정 계획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별다른 이유 없이 총리에게 맡기겠다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총리가 관행적으로 시정연설을 대신해 왔고, 총리가 일상적인 국정을 총괄하기로 한 만큼 총리가 대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노 대통령이 국회를 경시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이 1988년 국회 시정연설을 한 이후 처음 직접 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재신임을 받겠다”고 밝혀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경우는 1998∼2002년 새해예산 시정연설을 매번 총리에게 맡겼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1993∼1997년 새해예산 시정연설을 당시 총리들에게 대독케 했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정치현안을 둘러싼 시비에 휘말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 총리의 대독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