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여야간 좌석을 구분하지 않고 섞어 앉아 눈길을 끌었다.
1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국감에서 의원들은 여야 구별 없이 좌석을 배정했으며 명패에도 당명을 뺐다. 당초 중기청 국감장의 좌석은 관례대로 위원장(맹형규·孟亨奎·한나라당 의원)의 오른쪽은 여당, 왼쪽은 야당용으로 배치됐다.
여야 의원들이 이날 좌석 구별을 없앤 직접적인 계기는 국감장에서 항상 나란히 앉는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과 같은 당 박순자(朴順子) 의원 간의 연이은 해프닝 때문.
8일 김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 바로 옆에 있던 박 의원이 담아온 강원 평창군 도암댐의 썩은 물을 녹차로 착각해 ‘원샷’을 한 바 있다.
이어 13일 한국가스안전공사 국감에서는 박 의원이 고압가스 용기를 증거물로 내놓아 김 의원이 “이번에는 가스통이 폭발하는 줄 알았다”며 뼈 있는 농담을 했다.
김 의원이 박 의원 때문에 예기치 않은 ‘수난’을 겪자 열린우리당 김태홍(金泰弘) 의원은 “김 의원이 본의 아닌 피해를 보니 나와 자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다른 의원들이 “중기청 국감부터 아예 여야 구분 없이 앉는 게 어떠냐”며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