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유명 탤런트이자 재벌가 며느리였던 고현정씨가 이혼한 뒤 ‘고현정 방식’이란 말이 유행했다. 당시 2시간 만에 이뤄진 고씨의 초고속 이혼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런 초고속 이혼절차의 법률적인 명칭은 ‘즉시 조정(調停)’ 또는 ‘즉일 조정’. 당사자들이 법정에 출석할 필요도 없이 대리인(변호사)을 통해 1∼2시간 만에 이루어지는 이혼절차다.
지난달 초 최진실-조성민씨 부부도 즉시 조정을 통해 1시간 만에 이혼했고, 개그맨 김국진-탤런트 이윤성씨 부부도 같은 방식으로 이혼했다. 이처럼 즉시 조정은 남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하는 연예인들이나 부유층이 선호하는 ‘간편 이혼’ 절차로 자리 잡고 있다.
이혼에는 크게 협의이혼과 재판이혼(소송이혼)이 있다.
재판이혼은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거나 도박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는 등 법에 정해진 사유가 있어야 제기할 수 있다. 게다가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꽤 든다.
두 당사자가 이혼을 원할 경우 협의이혼 방식을 택하면 절차는 금방 끝나지만 여기에도 불편한 점이 있다. 두 당사자가 직접 가정법원에 출석해 가사조사관의 조정을 거치고 판사 앞에서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이혼의사를 굽히는 부부도 있지만 오히려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경우도 있다.
법원출석 등의 과정을 곤혹스러워하는 당사자들이 택하는 제3의 대안이 ‘조정이혼’이다. 가사소송법은 재판이혼을 하려는 사람은 우선 가정법원에 조정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조정절차에서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면 이혼이 된다.
문제는 이런 ‘조정이혼’도 통상 한 달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즉시 조정’은 조정을 신청한 후 1∼2시간 만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최근 인기가 높다는 것.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최근 젊은 층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반인들도 즉시 조정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