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달라지고 있다. 신입생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입학정원까지 감축되는 등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여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특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인재들을 키워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는 대학들을 주 1회 소개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라.’
신입생 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에 직면한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들이 학생 확보를 위해 선택한 방안이다. 국내 신입생 감소에 발만 구르지 않고 동남아는 물론 유럽까지 뛰어 신입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49개 대학 중 10여개 대학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은 현재 1000여명에 달한다. 5년 전에 비해 5배가량 껑충 뛰었다.
대구대(총장 이재규·李在奎)는 2001년부터 지역 대학 중 가장 먼저 나섰다.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신입생 감소에 대처하는 한편 캠퍼스를 국제적 분위기로 바꾸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대구대의 유학생 유치 전략을 우수프로그램을 선정, 파격적으로 18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대구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중국 일본 베트남 에콰도르 독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2개국 294명. 이 가운데 250명이 중국인이다. 대학측은 2005년까지 500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올해 2월 완공한 500명 규모의 외국학생 전용기숙사에는 한국인 재학생이 룸메이트가 돼 생활하면서 외국어 공부와 국제 교류를 생활화하고 있다.
유학생들의 반응도 꽤 좋은 편이다.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지린성의 전문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유학 와 2년째 생활하는 쟈오텐츠(焦天慈·24·관광통역학과 4년)는 “공부를 마치면 한국과 중국의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이들에 대한 선발과 관리도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수학능력이 떨어지는 유학생이 들어올 경우 오히려 면학 분위기만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대는 유학생 장학금제를 도입하는 한편 졸업 후 한국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유학생들을 위해 지난달 학교 부근 진량공단과 협력을 맺었다.
이 대학 국제교류처 동남아 및 중국 유학생 담당자인 석경희(石敬喜)씨는 “순수한 공부와는 다른 목적으로 유학생이 들어올 수도 있으므로 재정보증 등 선발절차를 까다롭게 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어느 대학이 질 높은 유학생을 유치하느냐에 대학 수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묘연창(苗延昌) 국제교류처장은 “외국 유학생 유치는 지방대의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며 “다양한 국가에서 고급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