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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잠깬 사자 로페즈 투런 ‘포효’

입력 | 2004-10-14 23:51:00


“제가 오면 꼭 이길 것 같아서요.”

대구구장을 찾은 이승엽(지바 롯데 마린스)의 간절한 응원이 효과를 봤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를 3-1로 꺾고 1승1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1도까지 내려가는 쌀쌀한 날씨 속에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4삼성증권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 양팀 선발은 올해 공동 다승왕(17승)을 차지한 에이스 배영수(삼성)와 정규시즌 승리가 없는 무명의 좌완 전병두(두산)였다. 17승 대 0승짜리의 대결.

관심을 모았던 이 맞대결은 팽팽한 승부가 되지 못했다. 삼성의 좌타라인을 막기 위해 ‘전병두 카드’를 뽑은 두산 김경문 감독은 “5회까지만 버텨주면 대성공”이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불안했는지 3회 2사 1루에서 그를 강판시키고 말았다.

반면 팔꿈치 통증으로 1차전이 아닌 2차전 선발로 기용된 배영수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위력적인 피칭으로 상승세의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최고 150km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7과 3분의 2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9회 무사 1루에서 임창용을 제치고 마무리로 기용된 사이드암스로투수 권오준도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 팀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가 끝난 뒤 삼성 김응룡 감독은 “임창용을 3차전 선발이나 중간계투로 써 볼까 하고 권오준을 마무리로 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3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호지스 대신 임창용을 선발로 전격 기용할 가능성도 있음을 알려주는 말. 3차전 선발 예고는 15일 발표된다.

삼성은 2회초 홍성흔에게 1점 홈런을 먼저 맞았으나 2회말 김종훈의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3회말 로페즈의 2점 홈런으로 승세를 잡았다.

두산으로선 6회초 공격 무사 1루에서 전상렬의 번트타구 때 1루주자 임재철이 삼성 2루수 박종호와 부딪히며 수비방해로 아웃돼 공격 흐름이 끊긴 게 아쉬웠던 대목.

이날 승리로 삼성은 99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 8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 3연승 끝에 처음으로 패배를 맛봤다.

3차전은 16일 오후 4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