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체니 부통령의 딸 엘리자베스(왼쪽)와 메리. 메리는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지목한 동성애자다. -뉴욕=AP 연합
존 케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3일 TV 토론에서 딕 체니 부통령의 동성애자 딸을 거론했다가 체니 부통령 부부로부터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케리 후보는 “동성애가 선택의 문제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동성애자인 체니 부통령의 딸 메리에게 물어본다면 자신이 그렇게 태어났다고 말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지지자들과 함께 TV로 토론을 지켜본 체니 부통령의 부인 린 체니는 “천박한 정치적 술수이며 결론은 케리 후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체니 부통령도 “여러분은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나 하는 사람을 봤다”면서 “케리 후보가 선을 넘었으며 완전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가세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은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부인 엘리자베스가 체니 부통령 부인의 반응을 “딸의 성적 경향에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에드워즈 후보도 5일 토론에서 체니 부통령의 딸을 거론했지만 체니 부통령은 “우리 가족과 딸에 대해 친절하게 말해줘 고맙다”면서 넘어갔었다.
뉴욕타임스는 토론을 평가하던 부동층 유권자 패널 사이에 “공정하지 못했다” “너무 개인적인 문제를 건드렸다” “왜 한 사람을 골라야 했나. 일종의 반칙”이라는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케리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필 싱어 대변인은 “케리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은 주요 사안에 대한 토론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노를 조작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받아쳤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