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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난치병]어떻게 치료하나…⑨신경섬유종증

입력 | 2004-10-17 17:39:00


경은이(12·여)는 오른쪽 가슴에 커다란 반점을 가진 채 태어났다. 부모는 외과 피부과 등 여러 곳을 다녔지만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었다.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6세 되던 1998년경 점이 있는 부위가 조금씩 튀어나왔다. 그제야 경은이가 ‘신경섬유종증’이란 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됐다. 병 때문에 경은이의 척추는 점점 휘어져 갔다.

얼마 전 경은이는 114도로 휜 척추를 펴는 수술을 했다. 수술이 끝났지만 경은이의 척추는 아직도 45도 이상 휘어있는 상태다. 성장판도 닫혀 앞으로 키가 클 수도 없다. 부모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 간다.

▽신경섬유종증이란=간단히 말하면 신경계통에 종양이 생기는 병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경계통뿐 아니라 전신의 말초신경을 따라 여러 부위에 종양이 생긴다. 유전성 질환으로 신생아 4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환자의 10% 정도는 정신발달이 다소 늦으며 학습, 행동, 운동기능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뼈 이상으로 골절이나 척추의 끝부분이 갈라지는 이분척추,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총 7개의 유형이 있지만 제1형이 85%, 제2형이 10%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1형(레클링하우젠병)은 피부나 피하조직에 밀크커피색 반점이 많고 종양이 넓게 퍼져 있다. 눈의 홍채에는 색깔이 있는 작은 결절이 생기기도 한다. 드물게는 뇌나 척수에서 종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제2형은 주로 뇌와 척수신경, 청각신경에 여러 개의 종양이 생긴다. 보통 사춘기까지 병이 생기며 청력저하 현상이 두드러진다. 또 밀크커피색 반점이 등과 가슴, 팔 다리에 나타난다.

▽어떻게 치료하나=유전성이기 때문에 근본 치료는 불가능하며 종양을 제거하는 게 최선의 치료법이다. 만약 수술로 종양 제거가 불가능하다면 방사선 치료를 한다.

신경섬유종증 환자들은 1∼2년에 한 번씩 정기 진찰이 필요하다. 또 뇌종양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의 정기검사도 필요하다. 환자의 2∼5%는 평범했던 종양이 악성종양, 즉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백혈병 등 다른 암에 대한 정기검사도 받아야 한다.

최근 서울대 소아과 신희영 안효섭 교수팀이 새로운 신경섬유종증 치료제를 개발했다. 환자에게 3개월간 약을 투입한 결과 종양이 감소되는 효과를 봤다. 아직 본격적으로 약물의 안정성이나 부작용을 연구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많은 환자들이 희망을 걸고 있다.

(도움말=서울대 의대 소아과 신희영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다음 주제는 ‘줄기세포 치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