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에 따라 성매매 관련 업소들에 대한 경찰의 특별 단속과 성매매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같은 법 집행이 오히려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속 이후 성매매가 주택가 등으로 침투하는 ‘풍선효과’(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현상)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 은밀해진 성매매로 성병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특별단속 이후 보건소의 집창촌 종사 여성들에 대한 성병 검사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인 청량리 ‘588’ 지역을 맡아 왔던 동대문보건소측은 17일 “특별단속 이후 검사를 받은 성매매 여성이 1명도 없다”고 밝혔다.
2002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성매매 산업 규모가 연간 24조원에 이르고 최소 33만명의 여성이 성매매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최대 150만명의 여성이 성매매에 종사한다고 추정하는 여성단체들도 있다.
이 때문에 성매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관련 업종의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집창촌 인근에서 성매매 여성이나 고객을 상대로 장사하던 식당, 미용실, 옷가게는 물론 숙박업소까지 울상이다.
588에서 커피와 맥주를 파는 김모씨(39·여)는 “보통 하루에 5만∼6만원어치는 팔았는데 지금은 1만∼2만원으로 줄었다”며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영업 부진에다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에 따라 많은 숙박업소가 경매로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증권사는 숙박업 여신에 대한 부실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위평량 전임연구원은 “단기적 현상으로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며 “성매매 시장의 축소는 접대문화의 정상화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