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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월드]중형車의 질주… 성능-안전 ‘쑥’

입력 | 2004-10-18 16:08:00


다시 중형 승용차(배기량 2000∼2500cc)의 시대가 돌아왔다. 지난해 이후 내수 침체로 1500cc급 준중형차에 대표 주자 자리를 내줬지만 9월부터는 다시 판매 1위 자리를 회복한 것.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는 9월 한 달간 국내에서 7514대가 팔려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경쟁차종인 GM대우자동차의 L6(6기통) 매그너스도 지난달 1341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716대)보다 71.3%, 올해 8월(823대)보다는 62.9% 늘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5도 지난달 5151대가 판매돼 8월 3910대보다 31.7% 증가했다.

중형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쏘나타라는 걸출한 새 차가 나왔기 때문. 구형 쏘나타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갖췄다는 게 현대차측의 설명이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최근 몇 년 새 품질이 월등히 좋아졌다며 이례적으로 차량 디자인이 아닌 엔진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외국차에 버금가는 엔진 성능과 편의사양=현대차가 자랑하는 쏘나타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세타엔진. 직렬 4기통으로 2000cc와 2400cc급이 있다. 세타 2400cc급 엔진의 경우 최고 출력은 166마력(5800rpm), 최대 토크는 23.0kg·m(4250rpm)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캠리의 최고 출력이 159마력(5600rpm), 최대 토크는 22.4kg·m(4000rpm)라는 점을 감안하면 떨어지지 않는 엔진 성능이다.

현대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도 로열티를 받고 이 엔진의 제작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GM대우차의 매그너스에 탑재되는 엔진 성능도 만만치 않다.

L6 2000cc급 기준으로 최대 토크가 19.1kg·m(3800rpm)이 나온다. 쏘나타 2000cc급 모델과 같다.

안전장치도 외국 고급차에 못지않다. 최근 나온 신차들은 차량자세제어장치(ESP) 등 첨단 제동장치를 갖추고 있어 빙판길이나 커브길에서 차가 흔들리는 것을 최대한 막아준다. 에어백도 승객의 몸무게나 앉은 자세에 맞춰 펴지는 강도가 달라진다.

편의사양에서도 후진 때 오른쪽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아래로 향하게 되는 오토다운미러(이하 매그너스), 뒤차의 헤드램프에 의한 불빛 반사를 줄여주는 블루미러, 앞좌석 창문 유리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게 하는 발수코팅 유리 등이 채택되고 있다.

▽내구성은 숙제로 남아=한국 차의 성능은 어느 정도 국제 수준을 따라잡았지만 내구성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신차가 나온 지 오래되지 않아 내구성까지 포함한 종합 평가를 내리기에는 다소 성급하다는 것.

미국의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인 JD파워도 한국 차는 공장 출고 후 3개월까지의 초기 품질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3년이 지난 뒤에는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엔진성능을 높이는 데만 주력할 뿐 엔진을 구성하는 각종 합금의 재질에는 신경을 덜 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자동차 조사 기관인 에프인사이드의 진영훈 리서치팀장은 “한국 차의 성능이 좋아진 것은 확실하지만 내구성 부문은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나타와 외국차 주요 제원 비교(자료: 각 회사)

 쏘나타캠리(도요타)어코드(혼다)길이(mm)480048054813너비(mm)183017951816높이(mm)147514701450최고 출력(ps/rpm)166/5800159/5600162/5600최대 토크(kg·m/rpm)23.0/425022.4/400022.2/4500차량 무게(kg)149614251426차량 무게는 자동변속기 장착 기준. 각 차량은 2400cc급이며 캠리와 어코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기준.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