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을 어떻게 불러야하나?
16일 열린 국회 여성위원회의 여성부 국감에서 성매매 여성의 호칭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여성부가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 홍보 팸플릿을 만들면서 성매매 여성을 ‘언니’라고 부른 것에 대해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지은희 여성부 장관을 질타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팸플릿은 ‘언니들이 원하는 모든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언니들을 위해 복권기금이 쓰여집니다’ ‘이제 경찰조사도 언니들 편에서 아무도 모르게 신속히 끝내고 어떤 사실도 외부에 새나가지 않도록 한답니다’고 안내했다.
손 의원은 “백화점이나 식당에서 ‘언니’라는 부적절한 호칭을 사용하는 것도 개탄스러운데 어떻게 정부 홍보책자에서 잘못된 호칭을 사용하느냐”고 따졌다.
사실 가게나 식당에서 여자 손님에게 ‘언니’라고 부르면 듣는 사람은 기분 나쁘고, 말하는 사람은 몰상식하게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국립국어연구원 김희진 학예연구관은 “언니란 호칭은 성매매 여성에게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 경우 그 여성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 장관도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손 의원은 계속 몰아붙였다.
여성부 관계자는 “성매매 피해자 구조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호칭을 정한 것”이라며 “성매매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이 모두 좋다며 환영했는데 어떻게 호칭을 바꿔야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