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부동산 시장이 최근의 불경기 속에서도 ‘무풍지대’로 인식되고 있다.
상주 인구는 18만명에 불과하지만 해안 일대 땅값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뛰었고, 최근 2년 사이 신규 아파트도 2500여 가구가 공급되고 있다. 연면적 1만8000여평 규모의 대형 상가도 등장할 예정이다.
▽달아오른 시장=7월 롯데기공이 거제시 중심가인 신현읍 고현리에 분양한 ‘거제 롯데 인벤스’ 335가구는 39∼66평형의 중대형인데도 21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메이저건설업체의 ‘브랜드 아파트’로는 2000년대 들어 처음 진출한 사례. 평당 550만∼620만원대로 일대 기존 아파트시세인 평당 400만원대보다 상당히 높았다.
분양대행사 ‘더영’ 최성은 과장은 “저층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계약 마감이 된 상태”라며 “연소득 5000만원 이상이 대부분인 조선업계 종사자가 5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유명한 휴양지라는 장점 때문에 토지거래도 활발하다. 거제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토지거래 필지 수는 3403건이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4281건으로 25%나 증가했다.
고현리 상업지역 땅값은 1년 전 30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호가는 4000만∼5000만원대이며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인접해 바다 조망이 좋은 일운면 망치리 전원주택지는 평당 100만원대로 50만원대이던 1년 전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 휴양 펜션도 국립공원지역을 따라 최근 1, 2년 새 50여개나 생겨난 상태.
대성산업이 시공하는 복합상가 ‘오션플레이스’도 고현리에 공급될 예정. 지하 4층∼지상 8층에 연면적 1만8300평으로 거제와 통영, 진해, 사천시 등 서부 경남권을 시장으로 한다. 거제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형 할인점인 ‘홈플러스’가 입점하고 패션숍 식당가 메디컬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행사 송하인베스트먼트 송영욱 사장은 “정식 분양을 하기 전 사전 계약률이 5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대우해양조선이 시행하는 능포동 ‘롯데캐슬 아일랜드’는 지난주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29∼33평형 중소형 위주이며 분양가는 평당 410만원 선. 차기훈 분양소장은 “모델하우스 개장 첫날 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원인과 전망=거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지 않는 이유로는 △서울이나 광역시 등과 달리 투기과열지구가 아니라서 아파트, 토지거래에 규제가 덜하고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업의 호황으로 일대 수요층의 구매력이 개선돼 있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부산과 육로로 연결되는 ‘거가대교’(2010년 완공 예정)와 2005년 개통될 대전∼통영 고속도로 구축을 비롯해 ‘복합 해상관광단지 조성’ 등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말. 고현리 ‘손영민 공인’의 손영민 대표는 “실수요층도 탄탄하고 ‘휴양지 프리미엄’ 때문에 서부 경남권의 외부 투자 수요도 많아 당분간 시장 분위기는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전체 경기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여지가 없으므로 지역별 호재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제=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