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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 2004]유권자 위한 이색투표

입력 | 2004-10-19 18:50:00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부재자 투표 외에 투표일 전에 미리 편한 날짜에 투표하는 조기 투표, 유권자 등록이 안돼 있더라도 일단 투표한 뒤 나중에 확인하는 잠정투표, 심지어 우주에서 e메일로 투표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다양한 투표 방법은 국민의 선거 참여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투표 방식이 투표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는 못해도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효과는 있다고 평가한다.

▽조기 투표=공식 투표일 전에 주별로 법원, 노인센터, 상가 등에 설치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미리 투표하거나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

환자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유권자에게만 허용하던 부재자 투표를 확대한 것으로 사전투표의 사유를 묻지 않고 원하면 누구에게나 허용된다. 현재 31개 주가 채택하고 있다.

오리건주는 우편투표만 허용하는데 2000년 대선 때 전체 투표의 96%가 이 방식으로 이뤄졌다. 워싱턴주에서는 52%가 조기 투표했다.

각 정당은 새로운 유권자 등록과 조기투표를 연계해 득표 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우편에 의한 조기투표는 공개투표나 대리투표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잠정 투표=투표 당일 유권자 등록 명부에 이름이 없거나, 지정된 투표소가 아닌 다른 투표소에서 투표하려는 유권자, 신분 확인이 안 되는 유권자에게 일단 투표하도록 한 뒤 투표용지를 별도로 보관했다가 투표권이 확인되면 개표하는 방식.

극히 미세한 차로 승부가 갈린 2000년 대선 이후 사소한 문제로 투표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도입됐다. 투표 당일 결과가 근소한 차로 나타나면 잠정투표 개표 때까지 당선자 확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우주 투표=지난주 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한 미국인 우주비행사 리로이 차오 역시 투표에 참가한다. 362km 상공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으로 보안 e메일을 통해 투표하는 것.

미 우주비행사들은 주로 텍사스주 휴스턴 근처에 사는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였을 때 비준한 텍사스주법에 따라 우주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6개월간의 우주정거장 생활을 마치고 귀환하는 차오씨와 교대할 우주비행사 마이크 핀커는 이번 주말 카자흐스탄에 도착해 러시아에서 부재자 투표를 할 예정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