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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종합]국가대표 백원기선수 濠클럽팀 입단…첫진출

입력 | 2004-10-19 19:17:00

19일 호주의 프리맨틀 매리너스로부터 입단 허가를 받아 국내 수구 사상 첫 해외 진출을 하게 된 백원기. 수구 국가대표 10년 경력의 백원기는 내년 2월 개막하는 호주 수구 내셔널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연합


“한국 수구 세계화의 초석이 되겠습니다.”

비인기 종목으로 외면 받고 있는 국내 수구에서 사상 첫 해외 진출 선수가 탄생한다. 주인공은 10년째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백원기(29·경북도청).

백원기는 최근 호주 클럽팀 프리맨틀 매리너스의 입단 허가를 받아 내년 2월 개막하는 호주 수구 내셔널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프리맨틀 매리너스는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 주도인 퍼스에 근거를 둔 클럽팀으로 1992년 창단 이래 3차례나 호주 챔피언에 오른 명문팀. 엔트리 16명 중 10명이 현역 호주 국가대표 선수다.

포항수산고(현 포항해양과학고)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백원기는 한국체대와 상무 등 수구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그러나 변변한 실업팀 하나 없는 국내 수구의 현실 때문에 3년 전 결혼한 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수영강사로 생계를 꾸려 왔다.

“수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외 유명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 꿈이 이뤄진 셈이죠.”

프리맨틀 매리너스의 입단 허가를 받은 뒤 수영강사를 그만둔 그는 24일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 대비한 몸 만들기에 들어간다. 이 대회에 참가한 후 바로 호주로 건너갈 예정.

앞으로도 넘어야 할 벽은 있다. 클럽 팀은 경기 소요비용만 지원하기 때문에 호주 체류경비를 마련해야 하는 게 그 하나. 신장 185cm, 체중 80kg으로 국내에선 당당한 체격이지만 체격과 체력이 더 뛰어난 호주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백원기는 “고생은 되겠지만 일류 수구선수들과 함께 물살을 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며 “한국 수구를 대표해 나간다는 각오로 열심히 해 후배들에게 해외 진출의 희망을 갖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