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홈페이지의 개인 BGM(Background Music·배경음악), 휴대전화 벨소리와 컬러링. 이 세 가지 음악의 공통점은 ‘나’를 음악으로 표현해 ‘너’와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나’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아바타(Avatar) 뮤직’으로도 불린다. 온라인과 모바일 음악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아바타 뮤직 시장의 매출액은 올해 BGM 300억원, 벨소리와 컬러링 2000억원 등 2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오프라인 음반시장 1833억원(소프트웨어진흥원 집계)과 온라인 음반시장 1851억원을 각각 웃도는 수치다.
○ 개인 BGM과 모바일
개인 BGM은 개인 홈페이지에 나오는 음악으로 곡당 500원이다.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에 따르면 BGM 서비스는 전체 이용자 1000만명 중 70%가 한번 이상 이용하고 있다. 현재 BGM 서비스를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싸이월드, 다모임, 버디버디, 세이클럽, 다음 플래닛이며 네이버도 11월부터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벨소리로 월평균 36억7000만원을, 컬러링으로 3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특히 7월 중순부터 2개월 동안 싸이월드 음악아이템 베스트 10을 집계한 결과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1위를 차지했다. SK텔레콤에서 집계한 8월 원음 콘텐츠 매출 순위도 싸이월드의 BGM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와 ‘너’가 들어간 제목의 노래가 10위 안에 다섯 곡이 있다.
싸이월드 인기곡 순위순위곡명가수1너에게 쓰는 편지MC몽2한 남자김종국3너의 곁으로조성모4사랑해도 될까요박신양5긴 하루이승철6라이프 이스 쿨스위트 박스7사랑합니다쿨8돈 푸쉬 미스위트 박스9사랑의 바보더 넛츠10사랑해도 될까요유리상자자료:싸이월드 7월16일~9월15일
○ ‘아바타 뮤직’의 특성
아바타 뮤직은 개인 홈페이지에 접속했거나 휴대전화를 걸었을 때만 들을 수 있다. 이 점이 자신만 즐기는 감상용 음악과 크게 다르다. 즉 아바타 뮤직은 나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도구인 것이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심리학)는 “이미지에 죽고 사는 현상은 이제 젊은 세대의 장난이 아니라 주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계에선 아바타 뮤직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지만 음악 본연의 기능인 감상용 음악의 아성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도레미 미디어의 서만식 IT사업부장은 “음악을 듣기 위해 음악을 사는 관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MP3 플레이어가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7년에는 오히려 다운로드 시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바타 뮤직은?
아바타(Avatar)는 산스크리트어 ‘아바타라(avataara·지상에 강림한 신의 화신)’에서 유래한 말로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의미한다. 아바타 뮤직은 자신을 표현해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지닌 음악이다. 2003년 미국에서 처음 나왔으나, 개인 홈페이지가 유행하고 모바일 음악 시장이 큰 한국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돼 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