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45분경 강원 평창군 용평면 속사2리 군도8호선 내리막길에서 단풍놀이를 하고 서울로 돌아가던 76거4014호(운전사 서현석·43) 관광버스가 15m 언덕 아래 계곡으로 굴렀다.
이 사고로 33명의 탑승자 중 운전사 서씨와 안경운씨(70) 등 15명이 사망하고 최명근씨(57·서울 송파구 오금동) 등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강릉 고려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사고=이날 사고는 송파구의 배드민턴 동호회인 ‘상록수’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오대산 관광을 마치고 방아다리약수터에서 신약수 방면으로 가던 중 ‘S’자형 도로에서 오른쪽 언덕으로 굴러 떨어지면서 일어났다.
버스에 타고 있던 이도웅씨(62·광진구 노유2동)는 “정상에서 10여m쯤 내려왔을 때 버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 언덕을 들이받으며 지그재그로 운행하다 아래로 굴렀다”고 말했다.
50∼70대의 동호회원인 이들은 이날 오전 8시경 서울을 출발해 오대산과 방아다리약수터 관광을 마친 뒤 서울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탑승객 중 상당수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다.
경찰은 “버스가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았다”는 탑승객들의 진술에 따라 브레이크 파열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버스=경찰은 “사고버스가 1993년식 45인승 대형버스로 서울 용산의 중고자동차매매상사 대표의 소유로 돼 있으나 이 회사 대표는 올해 7월 운전사 서씨에게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버스는 매매 당시 보험이 만료된 무보험 차량으로 밝혀져 피해자 보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씨는 상록수 회원으로 사고버스를 직접 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망자 15명 명단
안경운 서현석 윤용섭 이운휴 유명자
이규룡 이민찬 오귀래 정지영 황봉춘
박세영 차주영 이종윤 최금자 조부자
평창=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