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0일 “수도권이 자기 이익만을 앞세우는 목소리가 관철되는 시대가 온다면 대한민국의 힘없는 지역은 대립과 갈등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충북 제천시청에서 열린 ‘충북지역 혁신발전 5개년 계획 토론회’에 참석해 “강한 집단, 일등 집단, 힘이 센 지역의 집단이기주의는 사회적 격차를 강화시키고 갈등을 격화시켜 심각한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그런 점에서 지방의 지역이기주의와 수도권의 지역이기주의는 다르게 봐야 한다”며 “수도권은 각별히 국가 전체를 이끌어가는 지역으로서의 국가적 안목을 갖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언급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수도 이전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 것으로, 21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에 관한 특별법 헌법소원 사건 결정 선고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들, 소외된 지역, 낙후된 지역은 힘을 모아 목소리를 크게 내야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지역이기주의나 집단이기주의를 인정해야 할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힘이 강하거나 가진 사람, 지역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단결해서는 안 되고 모두를 끌어안고 나누면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