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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경찰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입력 | 2004-10-20 20:35:00


대전의 강력범죄 발생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찰 기강을 의심케 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 충남 지역을 관할하는 충남경찰청의 업무능력에 대한 시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불안해 지는 대전 밤거리

‘대전-살인 1.25 강도 9.83건, 서울- 살인 1.21 강도 7.26건….’

동아일보가 최근 경찰청의 ‘2004년 1∼7월 3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발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만명당 살인과 강도 발생은 대전이 전국 최고였다. 강간까지 합할 경우 광주와 함께 서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전체 범인검거율은 2003년 93.1%, 2003년 90.5%, 2004년(7월 말 현재) 89.7% 등으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경찰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범인검거율은 떨어진다고 강변하지만 주요 미제사건 수사도 진척이 없다. 2001년 12월의 국민은행 둔산지점 살인강도 사건과 원룸촌에서 수년간 수백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속칭 ‘발바리 사건’의 경우 얼마 전 전담 수사팀마저 해체됐다.

대전 은행동 현금수송차 7억 도난사건 등이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16일 충남 천안에서 현금지급기 털이 사건이 또 발생했다. 최근 발생한 서천 카센터 살인사건과 천안 여고생 실종사건 등도 오리무중이다.

○경찰 기강 문제도 고개

15일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 이모 경사(32)가 순찰차 지붕에 실탄 든 권총을 올려놓고 달리다 분실해 4시간 만에 찾았다.

공교롭게도 꼭 3년 전 이날 노모 경사(36)가 대전 주택가에서 순찰 중 권총을 탈취당했다. 경찰은 이 권총이 2달여 뒤 국민은행 둔산지점 강도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경찰서 박모 경사(38) 등 2명이 관내 불법영업 성인오락실에서 압수한 기판을 헌 것으로 바꿔 줘 14일 검찰에 구속됐다. 각종 비위로 형사처벌 받은 관내 경찰관은 2002년 6명, 2003년 13명, 올해 7명으로 점차 늘고 있다.

전의경 구타 및 가혹행위도 지난해 10건, 올해 17건으로 급증했다. 이번 국감에서 홍미영의원(우리당)은 “타 지방청에 비해 전의경 사고가 크게 늘어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베테랑 우대, 수사 과학화 관건

범인검거율 하락은 우선 ‘베테랑 형사’들이 수사 부서를 떠나기 때문. 관내 수사경찰관 중 5년 미만 경력자는 91%(883명)로 전국평균(59%) 보다 크게 높다.

수사부서 관계자는 “적은 수사비로 밤낮없이 일하는데 한 부서에 오래있다는 이유 등으로 검은 유착이나 있는 것처럼 인식하니 능력있는 형사들이 지구대 등에서 노하우를 썩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를 메워 줄 국내 과학수사는 아직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