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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이전 위헌]국토균형발전 청사진 재검토 불가피

입력 | 2004-10-21 18:37:00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결정으로 현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국토균형발전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은 국토균형발전계획의 핵심이었다. △기업도시 추진 △신(新)수도권 발전방안 △공공기관 지방이전 및 미래형 혁신도시 개발 등은 모두 충청권에 수도를 이전한다는 것을 전제로 서로 긴밀히 연계하여 추진돼 왔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구체적 사업계획들은 앞으로 대대적인 손질을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헌재(李憲宰) 부총리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12월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건설투자계획인 ‘한국판 뉴딜’도 내용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토균형발전전략 차질 불가피=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7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新) 활력지역 발전구상’ 국정과제회의에서 “균형발전만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사는 길”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사는 균형발전이 성공하려면 신행정수도 건설이 핵심조건”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초에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중심으로 ‘신국토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신국토구상은 신행정수도 건설, 혁신형 클러스터 건설 등을 통해 수도권 일극 집중형의 현행 국토구조를 파이(π)형, 다핵·분산형, 글로벌형으로 바꾸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헌재 판결로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이런 전략의 기본 틀을 전면 수정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기업도시=기업도시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주도해 지방을 개발한다는 전략. 이를 위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관련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연말까지 시범도시 2개 정도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기업도시 입지 기준 역시 수도권과 충청권은 배제한다는 것이 원칙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기업들은 기업도시 입지로 수도권을 가장 원하고 그것이 어려우면 수도권에 비교적 접근이 쉬운 충청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충청권 신행정수도건설이 무산됨에 따라 기업도시 입지 기준에 충청권이 포함될 지도 기업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심 대상이다.

▽신수도권 발전방안 불투명=신행정수도 건설이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 만큼 수도 이전에 따른 경쟁력 공백을 메우고 수도권 주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제시됐던 신수도권 발전방안도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신수도권 발전방안은 수도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규제완화를 대폭 완화해 △서울을 ‘동북아 금융·국제비즈니스 허브’ △인천을 ‘동북아 교통 물류 중심도시’ △경기를 ‘첨단지식기반 산업 메카’로 육성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 재수정=제4차 국토종합계획(2000∼2020년)을 수정하는 작업도 다시 시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현재 신행정수도 건설과 그에 따른 대책 등을 반영하기 위해 제4차 국토종합계획을 수정 중이었다.

국토종합계획에는 당초 신행정수도 건설계획과 함께 신수도권 발전방안,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세부실행 계획 등이 반영될 예정이었다.

정부가 마련 중인 한국판 ‘뉴딜’ 정책 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책에는 노인정 학교 기숙사 등 공공시설 건설과 함께 지역개발 정책도 다수 포함될 예정이었다.

이번에 충청권으로의 수도 이전 계획이 백지화됨에 따라 건설투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뉴딜 정책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