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장애인 친구와 함께 서울의 강북삼성병원에 다녀왔다. 리모델링을 했는지 아주 산뜻하게 꾸며져 보기 좋았다. 그러나 장애인 화장실에 들어서면서 크게 실망했다. 남녀 칸이 분리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도 화장실 이용 시 남녀 간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다. 내 친구는 남녀 구분이 없는 장애인 화장실 대신에 차라리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용하기에 불편하지만 마음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을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적 존재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면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분리형으로 설치해야 할 것이다.
이미경 디자이너·sdks9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