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환자들은 새로운 의학기술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그 기술이 자신의 병을 고쳐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여러 의학기술 중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게 줄기세포 치료다. 국내외 연구기관에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물론 줄기세포 치료 분야는 걸어온 길보다 가야 할 길이 더 멀다. 그래도 의사와 환자 모두 연구결과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줄기세포란=인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장차 간, 폐, 심장, 피부, 연골, 뼈 등 몸을 구성하는 모든 신체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그래서 ‘만능세포’라 부르기도 한다.
줄기세포는 크게 수정란이 만들어진 5, 6일 후 배아단계의 ‘배아줄기세포’와 성숙한 신체에서도 얻을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로 구분한다.
배아줄기세포는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좋은 자원이다. 그러나 배아를 얻기 위한 복제 과정에서 ‘인간복제냐, 아니냐’란 윤리적 논쟁이 뜨겁다. 현재 일부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제한된 연구만이 허용돼 있지만 연구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성체줄기세포는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노화한’ 세포이기 때문에 다양한 장기로 배양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어디에 쓰이고 있나=아직까지는 배아줄기세포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 주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희귀병과 난치병을 치료하고 있다.
백혈병이나 악성빈혈 치료에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골수와 제대혈에 들어 있는 조혈모세포는 일종의 혈액줄기세포다. 류머티스 관절염,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이나 혈액암 등에도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더 있다. 일부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으며 일부는 실제 임상에서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근이영양증 환자에게는 근육으로 분화될 근육줄기세포를 이식한다. 효소 결핍으로 발생하는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에게 효소를 만드는 간의 줄기세포를,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신경줄기세포를, 당뇨병 환자에게는 췌장줄기세포를 이식하고 있다.
(도움말=메디포스트 생명공학연구소 오원일 소장)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다음 주제는 3부 ‘新난치병 늘어난다’ 어린이 류머티스 질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