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뛰어난 동료와 일하는 것은 좋은 기회다. 능력이 뛰어난 동료가 인간적인 매력까지 갖췄다면 이보다 더 큰 행운은 없을 것이다.
이윤우(李潤雨·58·사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겸 삼성종합기술원장은 내가 1981년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에서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삼성반도체의 실무자였다. 당시 컴퓨터사업부와 반도체사업부는 실무협의를 위해 자주 만나는 관계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이끈 초기 멤버 중 한 명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국내 반도체 기술의 1인자로 평가받는다.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는 종종 리더십이나 경영 마인드가 경영을 전공한 사람들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달랐다.
반도체 관련 기술에서는 이 부회장만큼 해박한 사람이 없었다. 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품목 결정과 공장 설계에까지 참여했다.
또 그는 해외유학 한 번 다녀오지 않은 국내파임에도 미국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델, IBM 등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인정하는 훌륭한 인품의 경영자였다.
이달 초 미국 선 본사의 아시아태평양 총괄책임자가 조직 변동으로 선을 떠나게 됐다. 그는 한국으로 직접 비행기를 타고 찾아왔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부회장에게만큼은 꼭 얼굴을 마주보고 작별 인사를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비즈니스로 만난 다른 나라 사람도 비행기를 타고 찾아오게 만들 만큼 따뜻했던 이 부회장의 인품을 새삼 느꼈다.
오늘날 삼성전자의 수많은 해외 파트너가 생겨난 것은 이 부회장과 같은 인물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 부회장의 따뜻한 리더십을 본받고 싶었다.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며 성취감과 함께 행복한 자아를 찾고, 이를 통해 기업이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기업의 이윤과 무관해 보이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운동을 한국 썬에서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다.
최고의 실력과 인간적인 리더십을 모두 갖춘 이 부회장처럼 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 동료들에게 힘이 되는 리더가 되고자 노력할 생각이다.
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