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두루넷을 인수할 뜻을 밝혔다.
두루넷이 다른 통신업체에 인수될 경우 국내 유선통신 시장이 재편되고 통신사업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 등 LG그룹 통신 3사가 차세대 통신인 휴대인터넷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다고 밝혀 사업자 선정 구도에 차질이 빚어졌다.
▽유선시장 재편 본격화=하나로통신과 데이콤 중 어느 한 사업자가 법정관리 중인 두루넷을 인수할 경우 국내 유선통신 시장에서 KT와 경쟁하는 강력한 2위 사업자가 될 수 있다.
두루넷은 전국에 케이블 망을 깔아 올해 9월 초고속통신 가입자 129만명(시장점유율 10.9%)을 확보해 초고속통신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법원은 최근 두루넷 매각공고를 통해 올해 11월 8일까지 인수제안서를 접수한 뒤 12월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두루넷 인수를 통해 초고속통신 가입자를 현재 278만명에서 앞으로 400만명 이상으로 늘린 뒤 유선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올해 9월 하나로통신은 초고속통신과 시내전화 점유율에서 KT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콤은 차세대 통신으로 떠오른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에 불참하는 대신 두루넷 인수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데이콤은 시외 및 국제 전화 시장에서 KT에 이어 2위 점유율을 지키고 있으며 또 다른 유선통신 회사인 파워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초고속통신 시장에서 기업고객 비중이 높은 데이콤이 두루넷을 인수할 경우 개인고객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올해 12월 두루넷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경우 국내 유선통신 시장은 KT와 2위 사업자를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휴대인터넷 사업 경쟁력 상실 우려=휴대인터넷은 이동 중에도 초고속인터넷을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정보통신부와 국내 통신사들이 올해 추진하는 최대 역점 사업이다.
하지만 LG 통신3사는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4개 사업자가 3개의 사업권을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데이콤을 제외한 3개사가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업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선정돼도 시장 경쟁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중도에 사업 추진을 포기하는 사업자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영신 LG 차세대무선인터넷추진단장은 “이 사업은 1조원 이상의 투자에 비해 수요가 불확실하고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시장점유율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