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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입력 | 2004-10-26 13:44:00


한국 경제가 불경기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이미 진입했다는 국내 증권사 보고서가 나왔다.

정부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경고를 강력히 부정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가 정부 방침과 상반되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교보증권 주이환(周利煥) 수석 연구원은 26일 내놓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재 경기가 둔화된 상태지만 정부가 물가 때문에 금리 인하 등 확장적 금융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주 연구원은 "물가 불안을 우려한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금융시장에서는 추가적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반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하면 무조건 '오일쇼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예전 오일쇼크는 스태그플레이션 중에서도 극단적인 사례"라며 "종전 오일쇼크 때와 비슷하지 않으면 무조건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에너지부가 내년 연말까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평균 4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원유 수입 국가인 한국으로서는 인플레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부양책을 쓸 행동반경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