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왼쪽 구부린 사람)가 26일 지진 피해가 컸던 나가오카 지역을 방문해 학생들을 위로하고 있다. 지진 피해에 늑장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그는 이날 육로로 현장을 시찰했다. -나가오카=로이터 연합
일본 니가타(新潟)현 주에쓰(中越)지방의 지진 발생 4일째인 26일 10만3000여명의 이재민 가운데 피로와 스트레스, 지진 쇼크 등으로 숨지는 사람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재해당국에 따르면 주택 붕괴를 우려해 승용차에서 지내온 50대 남자와 70대 여성 등 3명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80대 남성은 지진 공포 쇼크로 뇌경색을 일으켜 숨졌고 90대 노인은 여진 발생 때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로써 이번 지진에 따른 사망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승용차를 피난처로 삼은 이들은 비좁은 공간에서 공포와 불면증에 시달려 장거리 여객기의 ‘이코노미 증후군’ 경우처럼 심근경색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에쓰 일대에는 25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 추가 산사태도 우려된다. 26일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산간지방에는 눈발이 뿌릴 것으로 예보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고립된 야마코시(山古志) 주민 2100여명은 자위대 헬기로 인근 나가오카(長岡)시 학교로 이동했다. 주민 6명은 애지중지하는 소와 양식 잉어가 굶어 죽는다며 잔류했다. 현재 완전 고립된 마을은 55개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지진 피해지역을 ‘재해 극심 지역’으로 지정해 중앙정부의 복구비 지원 폭을 늘리기로 했으며 추가경정예산안도 준비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