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LG카드 추가자금지원 내달부터 협상

입력 | 2004-10-26 18:12:00


산업은행을 비롯한 LG카드의 15개 주주 금융회사들이 11월부터 LG카드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문제를 논의한다.

주주 금융회사들은 LG카드의 상장을 유지할지를 우선 결정한다. 상장을 유지하기로 뜻을 모으면 그에 따른 증자(增資) 분담액과 감자(減資) 비율 등을 협상한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자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LG카드 주가와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거래소 상장 유지가 쟁점=LG카드의 실적은 최근 좋아지고 있다. 2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175억원의 경상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는 올해 4·4분기(10∼12월)에도 매달 2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는 것.

이런 상황에서 추가 증자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상장 유지. LG카드는 자본금이 잠식된 상태여서 내년 2월까지 1조∼1조2000억원을 증자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의 적기 시정조치를 받고 증시에서 퇴출된다.

관리종목인 LG카드 주식은 주주 금융회사들이 전체의 99.3%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0.7%(362만여주)만 증시에서 거래된다. 유통 물량이 적어 상장 여부가 회사 경영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대체로 회사를 매각할 때 상장회사라야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국책 대 민간 금융회사의 의견 차이=최대주주로서 LG카드를 위탁경영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추가 증자 및 감자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은행 나종규 이사는 “회사를 사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회사인지 아닌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LG카드에 3조6500억원을 쏟아 부은 주주 금융회사들이 1조원을 더 내놓지 못해 LG카드가 증시에서 퇴출되면 ‘소탐대실’이라는 것.

여기에 LG그룹이 기업어음(CP) 매입 형식으로 지원한 8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성사되면 주주 금융회사들의 부담은 더 줄어든다.

일부 민간 금융회사의 견해는 다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올해 1월 자금을 지원할 때 추가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상장 여부가 매각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증시 영향 불가피=주주 금융회사들이 결국 추가 지원을 하겠지만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민간 금융회사 실무자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지원 여부와 규모를 놓고 국책 금융회사와 힘겨루기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폐지론과 증자 후 감자론이 맞서고 감자 비율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면 주가가 출렁이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금융팀장은 “LG카드는 거래소 시장에서 10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여서 종합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