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농구가 어려운 시기를 맞아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대학농구에만 30년째 몸 담아온 ‘코트의 신사’ 박한 전 고려대 감독(59·사진). 외길 인생을 걸어 온 그가 침체에 빠진 대학농구를 살릴 중책을 맡았다. 최근 한국대학농구연맹 회장에 추대돼 11월 1일부터 전임 정봉섭 회장의 뒤를 이어 4년2개월의 임기를 시작하는 것.
박 신임 회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농구행정가로도 수완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대한농구협회 전무와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한국 남자농구가 2002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데 숨은 공로를 세웠다.
박 회장은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마 농구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아마가 살아야 프로도 사는 것이니 진정한 농구 발전을 위해 상생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프로에서 용병 의존도가 높다보니 대학 선수들의 취업에 애를 먹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프로 외에 실업팀 창단도 모색할 단계”라고 덧붙였다.
대학농구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도입하고 단일 대회가 아닌 시즌제도 채택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그의 말.
박 회장은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전반까지 고려대와 산업은행을 거치며 국가대표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 1975년 은퇴한 뒤에는 22년 동안 고려대 사령탑을 맡아 이충희 임정명 전희철 김병철 현주엽 신기성 등 재목들을 키워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