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김정호’라고 할 만한 19세기 일본의 최고 지도제작자인 이노 다다타카(伊能忠敬)가 1821년 완성한 ‘대일본연해여지전도’가 독도를 일본 영토에서 제외한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근대측량의 시조로 알려진 이노가 작성한 이 전도는 에도시대(1603∼1867년) 이후 일본 지도의 표본으로 꼽혀 왔다.
일본 나고야 도쿠가와미술관은 이달 2일부터 11월 7일까지 ‘이노 다다타카 지도 특별전시전’을 열면서 이노의 미공개 지도들을 최초로 공개했다. 문제의 ‘대일본연해여지전도’는 ‘당대 일본인이 만든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지도’라고 소개돼 있다.
특별전시회 자료에 따르면 이노는 1800년 6월 11일부터 14년간 일본 전역을 10번 답사하며 지도를 제작했으나 독도를 일본 영토로 간주하지 않아 지도에 표기하지 않았다. 일본이 독도의 이름이라고 주장하는 ‘다케시마(竹島)’라는 섬도 이 지도에는 없다.
일본 근대지도 제작의 시조인 이노 다다타카가 일본 전역을 10차례 돌며 1821년 완성한 ‘대일본연해여지전도’(왼쪽)와 이를 기초로 만든 ‘소학필휴일본전도’. 대일본연해여지전도는 독도와 인접한 사도가섬과 쓰시마섬을 명기했지만 독도는 영토에서 제외했다. 소학필휴일본전도도 북방 4개섬과 쿠릴열도까지 일본 영토로 표시했지만 독도는 없었다. 사진 출처:와타나베 이치로의 서적 ‘이노 다다타카의 지도를 읽다’
이노는 1803년 4월 16일부터 7개월간 실시한 4차 측량에서 독도와 가장 인접한 혼슈(本州) 서쪽 사도가(佐渡)섬까지 직접 방문해 지도를 그렸을 정도로 일본 영토를 구석구석 다녔다.
이노의 지도를 기초로 1877년 제작된 ‘소학필휴일본전도’(일본 국립국회도서관 소장)에도 독도가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도는 1875년 일본이 러시아와 맺은 조약에 따라 사할린을 일본 영토에서 제외했으나, 북방 4개 도서와 쿠릴열도를 일본 땅으로 명시할 정도로 영토 개념이 분명하다. 소학필휴일본전도에 독도가 표기되지 않았다는 것은 당시 일본이 독도를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