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비싼 비용을 마다않고 미국행 비행기표를 구입하는 유럽 거주 미국 유권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업을 하는 카터 루니는 1000유로(약 140만원)를 들여 미 애리조나주까지 26시간이나 걸리는 여행을 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일리노이주 출신의 한 미국인은 투표를 위해 직장에 1주일 휴가를 냈다.
이들이 해외 부재자투표 대신 직접 투표를 선택한 것은 2000년 대선 때 부재자투표에 큰 혼란이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당시 투표용지가 늦게 도착해 투표를 못하거나 투표를 해놓고도 개표에 포함되지 않은 사태가 발생했던 것.
유럽 거주 부재자 유권자들 중 상당수는 플로리다, 오하이오주 등 격전지 출신이다. 올해 대선에서 부재자 유권자 수는 2000년 대선 때보다 400%나 증가한 데다 이번 선거가 박빙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투표 참여 여부는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