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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성묘 가능한 ‘한국형 散骨’ 확산

입력 | 2004-10-27 18:52:00

경기 파주시 용미리 ‘추모의 숲’ 전경. 분향대로 올라가는 중앙 계단의 양 옆에 고인의 유골을 묻는 산골공원이 조성돼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


고인을 화장한 뒤 뼈를 특정 나무 등 기념물 아래 땅에 묻는 ‘한국형 산골(散骨)’ 방식이 최근 들어 새로운 장례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유골을 강이나 산에 뿌리는 일반 산골과 달리 장례 이후 추모 제사도 가능해 유족의 거부감이 적은 데다 납골당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게 장점이다. 현재 짓고 있거나 분양 중인 주요 한국형 산골묘지를 소개한다.

▽경기 파주시 용미리 ‘추모의 숲’=한국형 산골은 지난해 6월 서울시가 용미리에 3550평 규모의 산골 묘지인 ‘추모의 숲’을 마련하면서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곳은 추모의 숲 안에 30cm 깊이로 땅을 판 뒤 고인의 유골을 묻는 방식이다.

추모의 숲 중앙엔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분향대 등이 설치돼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곳엔 10월 현재 1만명가량이 안장돼 있으며, 30만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02-356-9050

▽강원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가족나무동산’=서울 용산구 이촌동 온누리교회가 올 1월 3300여평 규모의 산골묘지를 만들기 시작해 12월 말 완공 예정이다. 교인만 이용할 수 있는 이 묘지는 전체를 3평씩 나눠 1000여개의 가족묘지로 조성될 예정. 가족묘 중앙에 심어진 나무 밑에 유골을 항아리에 담아 최대 10여기를 매장할 수 있다. 비용은 가족묘 1기에 관리비를 포함해 470만원 정도. 교회측은 일반인을 위한 산골묘지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02-793-9686

▽사찰 산골묘지=충남 서대산 일불사에서 운영하는 추모공원 내에는 20∼30평 정도의 산골묘지가 이달 말 완공될 예정이다. 산골묘지 안에 5, 6그루의 나무를 심은 뒤 화장한 뼈를 뿌리는 방식이다. 법당에서 고인을 추념하기 위한 제사를 지낼 수도 있다. 신도와 일반인이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041-754-5108

경북 영천시 은해사는 경내에 1만평 규모의 장례림을 연말에 조성해 일반인에게 분양한다. 나무 밑에 유골을 묻고 나무에 명패를 다는 일종의 수목장(樹木葬)이다. 유골 5, 6기를 안장할 수 있는 나무 한 그루의 사용료는 100만∼200만원 정도. 054-335-3318

▽외국은 산골 어떻게=화장률이 100%에 가까운 일본은 대부분 가족 납골묘에 안치된다. 최근엔 유골을 땅에 묻은 뒤 그 위에 꽃과 나무를 심는 수목장이 늘고 있다. 망자의 71.45%를 화장하는 영국은 대개 장미나무 아래에 산골을 한 뒤 나무에 고인의 명패를 걸어둔다. 매장 위주인 프랑스에서도 최근 산골 문화가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산골(散骨)이란▼

고인을 화장한 뒤 유골을 강이나 산에 뿌리는 장례 방식. 유골을 항아리 등에 담아 시설물내에 보관하는 납골과는 다소 다르다. 매장(埋葬) 문화가 뿌리깊은 우리나라는 매년 여의도 면적(250여만평)의 1.1배가 망자의 누울 자리로 잠식된다. 화장(火葬)문화가 확산되면서 두 명당 한 명은 화장을 하지만 납골당(納骨堂) 사용 비용(1기당 평균 260만원)이 적지 않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이진한기자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