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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박지은 첫 홀인원 “감 좋다”

입력 | 2004-10-28 17:58:00

“정말 들어갔나요?”박지은이 28일 열린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프로암 경기 17번홀(파3)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한 뒤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제주=연합


“그레이스(박지은의 미국 이름), 내일 여기서 자동차 받아야 해. 오늘 홀인원하면 안 돼.”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전담 캐디 데이브 브루커가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임시로 빌려 쓴 박희정(CJ)의 캐디인 앤디 기어드의 한마디가 진짜가 될 줄이야.

17번홀(파3·원래 165야드지만 본인은 144야드라고 밝힘)에서 7번 아이언을 잡고 펀치샷을 날린 박지은(나이키골프)의 볼은 그린 위에 떨어진 뒤 사이드스핀이 걸리며 홀에 쏙 빨려 들어갔다. 홀인원. 29일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에 앞서 28일 열린 프로암대회.

최근 2개 대회 연속 준우승 등 올해 준우승을 6차례나 한 박지은은 비록 프로암이지만 생애 처음 홀인원을 장식하며 이 대회 우승을 예감케 했다.

라운딩이 끝난 뒤 “정말 생애 처음이냐”고 묻자 박지은은 “그럼요. 더 큰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 세리 언니도 아직 홀인원은 못해 봤대요. 이따가 언니 만나서 약 올릴 거예요”라며 살짝 웃었다.

정규 라운드가 아니라서 17번홀에 걸린 자동차(푸조 407) 대신 200만원 상당의 오메가시계를 홀인원 경품으로 받게 된 박지은은 공교롭게도 롤렉스시계 홍보대사다. 이틀 전만 해도 추위에 강풍까지 몰아쳤던 나인브릿지의 날씨는 이날 최고기온 21도에 바람도 잦아 선수들 모두 기분 좋은 프로암 라운딩을 가졌다. 디펜딩 챔피언인 안시현은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좋다”며 싱글벙글.

아버지 박준철씨의 조언으로 골칫거리인 드라이브샷을 가다듬은 박세리(CJ)는 라운딩 후 “이제 좀 공이 똑바로 가는 것 같다. 느낌이 좋다”며 밝은 표정. 그는 “올해는 여러 면에서 값어치 있는 한 해가 됐다”며 최근의 슬럼프가 오히려 ‘보약’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회 주최측은 올해부터 우승자에게 도자기를 수여하고 ‘그린 재킷’ 대신 한복을 입히기로 했다.

제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