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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48기 국수전…역부족

입력 | 2004-10-28 18:13:00


27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는 스포츠머리를 한 기사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안영길 5단. 4월 입대한 그는 박정상 4단과 SK가스배 신예프로 10걸전 결승 3번기를 치르기 위해 휴가를 받았다. 그는 25일 열린 1국에서 패했지만 이날은 백 9집반 승을 거둬 1 대 1 동률을 만들었다. 29일 최종국이 열린다.

장주주 9단은 백 104로 버틴다. 백의 자세가 힘겨워 보인다. 판세를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빛이 보이지 않는다.

백 104 대신 참고 1도처럼 막는 게 정수이지만 흑 6까지 하변 흑 집이 부풀어 오르면 백이 더 이상 해볼 데가 없다.

유창혁 9단은 흑 111로 끊어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이후 변화에 자신이 있고, 위험 부담이 없는데도 몸을 사리다가 백의 추격을 허용하기 싫다는 뜻이다.

백은 112로 수순을 비틀어 본다.

그러나 흑 113으로 받자 백 112도 악수가 됐다.

백 112의 뜻을 잇기 위해서는 백 114로 참고 2도 백 1에 둬야 하는데 흑 6까지 백이 거꾸로 죽는다.

백 124, 126은 흑을 굳혀주는 수이지만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흑은 131, 133으로 아낌없이 선수 끝내기를 한다. 주도면밀한 수순이다. 아차 하는 순간 이런 곳을 빼앗기면 개운치 않다.

백 134까지 흑의 하변 집 일부를 깨며 살았다. 그러나 흑 135가 놓이자 중앙 백의 생사가 불투명해졌다. 백은 흑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해설=김승준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