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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화려한 성’ 탈바꿈… 시전체가 공사장

입력 | 2004-10-28 18:13:00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렇게 공사장 대형트럭이 많이 돌아다니는 지역은 전국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시 전체가 공사장이라고 할 만하지요.”(화성시청 도시개발과 박용순 계장)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연쇄살인사건으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가 대규모 개발사업들로 새 옷을 입고 있다. 시 곳곳이 벌건 땅을 드러내 화성(華城)은 ‘불타는 성(火城)’이라고 불릴 정도다.》

수도권에서 개발 가능한 택지가 부족해지고 산업체 입지도 부족해짐에 따라 교통이 발달한 화성시로 개발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도시개발사업구역 중에 화성시가 2곳이나 선정된 것도 이러한 개발에 필요한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였다.

올해 7월부터 분양이 시작된 동탄신도시는 대표적인 택지개발지구. 화성시에는 올해 7월 입주를 마친 발안지구를 포함해 최근에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택지지구가 13곳 693만4000평에 이른다. 시군구 단위로는 전구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 철도,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 편의성 때문에 공장도 꾸준히 늘고 있다. 1999년 853개이던 공장 수는 2004년 9월 말 현재 3121개로 급증했다. 한국의 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도 각각 반도체공장과 자동차연구소, 자동차공장을 화성시에 두고 있다.

현재 한창 공사 중인 곳 가운데에도 2003년 이전에 허가를 받은 공장의 건축 공사가 많다. 개발 여파로 땅값이 4, 5년간 3, 4배 뛴 곳도 있지만 지금은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에 잠잠한 상태.

이처럼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문화교육 환경은 열악해 대부분의 근로자가 인근 수원시나 안산시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회사원 서재운씨(42·화성시 남양동)는 “화성이 새롭게 탈바꿈을 하려면 학교나 쇼핑타운, 문화레저시설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화성시는 서울과 비슷한 면적(687km²)을 갖고 있지만 극장 1곳이 없을 정도로 문화시설은 취약하다.

화성시의 땅은 장기적으로 844km²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화호 남측 간석지와 화성호 간석지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청 윤용택 도시계획과장은 “택지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는 앞으로 3, 4년이 변신의 절정기가 될 것”이라며 “동쪽의 태안권역과 남쪽의 발안권역, 서쪽의 남양권역으로 구분돼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