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종교]이한택 주교 “양심-윤리회복 가장 시급”

입력 | 2004-10-28 18:49:00


“제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이 양심과 윤리의식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거리의 운전자부터 최고지도자까지 법을 예사로 무시하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1일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분가한 의정부교구의 초대 교구장을 맡아 체제정비에 바쁜 이한택 주교(70·사진)는 27일 첫 과제로 교구 차원의 일이 아니라 사회정의 확립을 위한 사도의 역할을 꼽았다. 이 주교는 “옳고 그름의 잣대가 바로 서지 않으면 사회 혼란이 거듭될 수밖에 없다”면서 집권자들이 준법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 외에 신문을 가장 많이 읽는다는 이 주교는 “요즘 동아일보가 (정부 여당의 공격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굽히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권자들의 의식이 높아져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19번째 교구로 독립한 의정부교구는 의정부 고양 파주 양주 구리 남양주 동두천 연천 등 한강 이북 경기도 8개 시군의 천주교회 52곳을 관할한다. 신자는 16만여 명에 이른다.

“의정부교구 신자들은 서울에 비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의 소외감과 아픔을 풀어주는 것이 교구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죠. 다행히 의정부교구에 온 젊은 신부들이 열성적으로 사목하고 있어 희망적입니다.”

의정부교구 독립 전에는 이 지역에 72명의 사제가 있었으나 분구 과정에서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172명이 지원해 사제가 100명 늘었다고 이 주교는 말했다. 그는 각 교회에 어린이집을 만드는 등 청소년 사목을 활성화하는 한편 북한 선교에도 앞장서겠다고 역설했다.

“의정부교구는 북한과 가깝기 때문에 북한 선교를 위한 준비에 앞장설 겁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설립이나 탈북자 취업알선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작정이죠.”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 주교는 서강대 교수와 총장, 가톨릭학원 이사장 등을 지냈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