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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진 매몰 세살 여아 숨진채 발견

입력 | 2004-10-28 18:52:00


23일 일본 니가타(新潟)현 주에쓰(中越) 지진 때 매몰됐던 세살 난 여자 아이가 28일 오후 끝내 숨진 채 발견돼 무사 구출을 간절히 고대하던 일본인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수색대는 밤샘 작업 끝에 수직 형태로 매몰된 차량의 뒷좌석에서 미나가와 마유(皆川眞優·3)를 찾아냈으나 생명의 숨결은 꺼져 있었다.

매몰 5일째인 전날 오후 극적으로 구출된 동생 유타(優太·2)는 나가오카 시내 병원에서 머리에 난 상처를 치료받고 있으며 빠르게 체력을 회복 중이다.

유타군은 전날 병원으로 옮겨진 뒤 간호사에게 “엄마” 하고 중얼거려 병원 관계자를 가슴 아프게 했다. 남매를 차에 태우고 고교 동창회에 다녀오던 어머니 다카코(貴子·39)는 매몰 사고 직후 차안에 유입된 토사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6월부터 도쿄에서 혼자 근무 중 졸지에 아내와 딸을 잃은 마나부(學·37·회사원)가 “잘 참아냈구나” 하며 위로하자 유타군은 “목말라. 컵. 우유”하고 어리광을 부리고 “메론, 메론” 하며 보채기도 했다. 또 ‘차에서 뭘 마셨느냐’고 묻자 “우유”라고 대답했다.

한편 완전 매몰시 탈수, 불안감 등으로 72시간가량이 생존한계라는 기존 학설을 감안할 때 유타군은 비좁은 공간에서 무려 92시간을 버텨 ‘기적의 생환’으로 불리고 있다.

좁은 공간이었지만 체구가 작아 머리에 찰과상만 입었고 토사로 외부와 격리돼 생긴 보온 효과로 체력 소모가 적어 이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번 생환극에는 전파를 이용해 매몰자를 찾아내는 독일제 특수탐사장비가 한몫했다. 깊이 20m까지 탐색 가능한 이 장비는 일본 내 주요 소방서에 배치돼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