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은 28일 일본의 초중고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국기인 히노마루에 경의를 표하고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하도록 의무화하는 것과 관련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천황이 국기와 국가에 대해 이같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로 회귀하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의견 표시로 받아들여진다.
천황은 이날 자신의 가든파티에 참석한 손님들과 대화하면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히노마루 앞에서 기미가요를 부르도록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도립학교들이 히노마루를 게양하고 입학식과 졸업식 때 기미가요를 부르도록 하는 명령을 내리면서 이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벌칙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입학식, 졸업식에서 기미가요가 흘러나올 때 일어서지 않은 교직원 245명이 ‘계고’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징계당한 교직원들은 기립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이 조치에 항의하는 교사, 학부모, 시민들은 도쿄도 교육위의 명령이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