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유수.’
이 말은 박세리(CJ)의 아버지 박준철씨(53)에게 딱 들어맞는다.
박씨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달변으로 좌중을 한순간에 휘어잡는다. 오죽하면 주위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어록”이라고 했을까.
CJ나인브릿지대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그가 남긴 ‘박준철 어록’을 살펴봤다.
“그랜저가 고장 난다고 티코 되나?”(박세리가 요즘 샷이 잘 안돼 망가져 있지만 다른 선수들과는 급이 다르다며)
“세리야, 파운데이션 지워져야 돼.”(샷을 할 때 왼손이 충분히 오른쪽 어깨 위치까지 밀고 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하며. 얼굴 화장이 지워져야 할 정도가 돼야 한다는 의미)
“맨발로 물에 안 들어갔으면 히스토리(History) 됐겠어?”(98년 US오픈에서 박세리가 맨발로 연못 속에서 친 샷 때문에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서 시름에 빠져 있던 국민에게 희망을 줬고 골프 붐이 일어났다며)
“산 넘고 물 건너야 큰 선수가 되지.”(대선수가 되기 위해선 많은 고통과 경험을 겪어야 한다며)
“공 안 맞으니까 몸으로 때우는 거여.”(박세리가 전엔 사인도 많이 안 해주고 상냥하지도 않았는데 요즘엔 시키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에게 잘한다며)
제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