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비하 발언으로 촉발된 국회 파행 사태가 여야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31일 한나라당이 여권에 대해 이념 공세를 벌인 것을 먼저 사과하라고 촉구하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거친 발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정상화에 응할 수 없다며 필요에 따라 장외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은 근거 없는 색깔론 공세 중단을 약속하고,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이번 일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이번에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이 총리와 이 의장,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비공개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이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강경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한나라당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함께 대정부질문을 강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불참하면 대정부질문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이 의장의 이념 공세 사과 요구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내리고, 1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 총리의 발언을 거듭 성토할 예정이다.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이날 “세계 언론이나 경제 전문가들이 현 정부의 정책을 좌파적이라고 비판한다. 이를 여당이 억지로 아니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강변”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