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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3점슛 쏘는 골리앗센터…서장훈 “슈터라 불러줘”

입력 | 2004-11-01 17:41:00


프로농구 삼성 서장훈(30·사진)은 올 시즌 새 별명을 얻었다.

‘최장신 3점 슈터’가 그것이다.

207cm로 국내 프로농구에서 가장 큰 그는 시즌 초반 2경기에서 3점포를 10개나 던졌다. 팀 내에서 최다 시도. 이 가운데 3개를 넣어 성공률도 30%로 괜찮은 편이다.

서장훈의 3점슛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는 영양가 만점의 3점슛이라는 점. 지난달 31일 SBS전에선 5점 뒤진 4쿼터 막판 3점슛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고 연장전에서도 첫 득점을 3점포로 장식해 삼성의 2연승을 이끌었다.

골밑을 책임지는 센터가 외곽에서 장거리포를 던지는 모습은 그리 흔한 장면은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샤킬 오닐(마이애미 히트)은 프로 통산 12시즌 동안 3점슛을 고작 20개 던져 단 1개 넣었을 뿐이다.

물론 장대들이 즐비한 NBA에서 2m가 넘는 슈터는 줄을 섰다. 지난 시즌 3점슛왕 스토야코비치(새크라멘토 킹스)도 서장훈보다 1cm가 크다. 그렇다고 서장훈이 뒤늦게 슈터로 변신을 꾀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삼성의 약점은 슈터 부재. 고비에서 한방 터뜨려 줄 해결사가 없다는 얘기. 군에서 제대한 이규섭은 무릎 부상으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센터인 서장훈이라도 기회가 오면 3점슛을 던질 수밖에 없다는 게 삼성 안준호 감독의 설명.

안 감독은 “장훈이가 장신 수비수를 외곽으로 끌고 나가면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손쉬운 골밑 기회를 볼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 장기를 최대한 살려주는 안 감독의 용병술도 영향을 미쳤다. 서장훈은 연세대 시절부터 슈팅 감각은 여느 슈터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났던 것. 그렇다고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타고난 재주를 살리는 일이야 누가 뭐라 하지 않겠지만 자칫 내외곽을 넘나들다 장기레이스에서 체력 저하를 부추길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