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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학력보다 실력’ 음악계 오디션 시대

입력 | 2004-11-01 18:31:00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교향악축제’의 협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 2005년 교향악축제 협연자를 오디션으로 뽑는다. 예술의전당은 2005년 5월 31일 개막하는 교향악축제 총 19개 공연 중 5개 공연에서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연주자를 협연자로 정한다고 최근 밝혔다.

참가 자격은 ‘2005년 2월 21일 기준 만 28세 이상 만 38세 미만’으로 되어있을 뿐 학력이나 전공 분야, 레퍼토리 선정에 아무 제한이 없다.

예술의전당의 이번 결정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음악계에서 대세를 이뤄온 ‘협연자 개방화’ 및 ‘출연자 풀(pool) 확대’ 경향과 맞물려 주목된다. 예술의전당은 2002년 교향악축제 협연자 연령을 20대∼30대 중반으로 크게 낮췄다.

1998년 한국 오페라 50주년을 기념해 결성된 민간오페라단 총연합회는 예술의전당과 함께 ‘오페라 페스티벌’을 기획하면서 ‘주요 출연자를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당시 1억원 흑자라는 흥행 성공과 함께 소프라노 김수연, 테너 김재형씨 등 신인 스타 발굴이라는 성과까지 올렸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요 오케스트라 협연자와 오페라 주연급 출연자가 대학 중심의 ‘강단 연주가’로 채워져 온 데 비하면 큰 폭의 변화가 일어난 셈.

안호상 예술의전당 공연사업국장은 “90년대 이후 해외 유학 인력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예술가 인력풀이 방대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모래밭이 넓어진 만큼 숨은 진주를 찾을 확률도 커졌다’는 것. 오디션 자체가 음악팬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가 됐다는 설명이다.

예술의전당은 2005 교향악축제 협연자 오디션 신청서를 31일까지 접수한다. www.sac.or.kr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