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길거리에는 핑크 리본을 가슴이나 머리에 단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젊은 여성들이 핑크 리본을 브로치로 달거나 귀고리 목걸이 등으로 응용하기도 하더군요.
특히 지난달에 이런 여성들이 늘어난 건 10월이 ‘유방암 예방의 달’이었기 때문이지요. 한국유방건강재단은 2000년부터 10월을 유방암 예방의 달로 정하고 계몽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유행했지만 한국에서는 태평양, 에스티로더 등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이 적극 나서면서 올해 유독 핑크 리본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태평양에서는 한국유방건강재단을 후원해 마라톤 대회, 자선 콘서트, 유방암 무료검진 등 이벤트를 열어 상당한 호응을 거두기도 했지요. 또 전국의 방문판매 사원인 ‘아모레 카운슬러’ 3만여명이 핑크 리본을 달고 영업에 나섰습니다.
에스티로더그룹 산하 브랜드들은 백화점에서 핑크 리본과 유방암 자가진단카드를 무상으로 나눠주는 캠페인을 벌였고, 대한항공은 여직원들이 지난달 핑크 리본을 착용하고 기내 서비스 및 사무에 나섰지요.
‘핑크 리본 캠페인’은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왜 핑크 리본일까요? 1914년 미국 뉴욕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한 여성이 당시로서는 과감하게, 꽉 조이는 코르셋 대신 실크 손수건 2장과 핑크 리본으로 앞가슴을 감쌌던 것이 유래라고 합니다. 1992년 에스티로더그룹의 며느리 에블린 로더가 유방암에 걸린 뒤 예방과 자가진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캠페인을 벌인 게 활성화의 계기가 됐다고 하네요.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